워터홀

시 두레 2017. 2. 25.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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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터홀                        

사막이 열어 놓은

가슴속 물웅덩이

사자와 어린 기린의

생명을 받드는 일

한 번도 메마른 적이 없다지요

지금까지

 

맥없는 갑질이나 사냥은

반칙이라고

사소한 간청이나 모호한 소원

없어도

믿어요, 방도 없지요

막연한 합의지만요

 

저만치 물러앉은 석양도

잠이 들면

서로에게 등 기대고

만고만 사는 일도

수척한 낮은 달빛을

기다리는 일이지요

/김의현

워터홀은 물웅덩이와 조금 달라 보인다. '열대지방에서 야생동물들이 물을 마시러 가는' 조건 때문이다. 도심 거리라면 메우기 급급할 웅덩이가 야생동물들 삶터에서는 '생명을 받드는' 소임으로 오롯해진다. '사소한 간청이나 모호한 소원 없어도' 오랫동안 이어져 온 관계. '막연한 합의'임에도 서로 믿고 깃드는 생명의 일은 그래서 더 아름답다.

'서로에게 등 기대고 고만고만 사는' 이곳 가슴들에도 비슷한 웅덩이가 있을 것이다. 2월이라는 물웅덩이를 딛고 3월의 새순이 웃음 틔울 채비를 하듯. 그 속에서 '수척한 낮은 달빛을 기다리는 일' 또한 저녁을 웅덩이 삼는 우리 나날의 오붓함일까. 때때로 민낯을 꺼내 고요히 비춰보기도 하니.//정수자 시조 시인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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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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