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따돌린 세상
사람이 저들끼리 무리 저서
멀리 떠나가며 아련히 사라져간다.
남겨진 나, 손 모아 나발 만들어 외치고
팔을 저어 허공을 찔러도 소용없다.
발을 굴러 지동 쳐도,
들은 듯 만 듯 가물가물 떠난다.
세상을 등지고 가는 사람,
세상에 있어도 그들만의 관심을 쫓아
손사래를 치며 떠나간다.
이제 저들과 멀리 떨어진 내 발밑에
붉은 노을의 그림자가 비치는데,
아직도 내 뒤에서
내 그림자를 지켜보며 손짓하는 이.
벅차다.
가물거리는 지난 세월,
이 타래를 풀 실마리가 되어
내 끈과 이어서 자아보려는
불현듯 이는 번쩍임.
이를 놓치지 않으려 여기 담아
의지해서 내 고향길을 떠난다.
세대를 달리한 공감의 이음이다.
더 후세대들에 통한의 앞 세대가
부끄러이 지나간 자취를
어루만지게 하려는
또 다른 애끓는 심정의 토로(吐露)다.
8032.111103 /외통徐商閏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