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 오면 사랑해야지
여름내 이글거리던 태양도 식고
성난 바다의 포효가 사라진 뒤
수확을 준비하기 위한 산하의
속삭임을 너는 보았는가.
9월의 들녘에 서면 파란 하늘이
내려와 익어가는 설렘에 가슴
부풀고 옥수수도 참깨도 벼 이삭도
탐스러운 나래를 펴는 것을.
9월의 산길에 올라서면
바람이 향기로운 감격을 몰고 와
소나무, 자작나무, 상수리나무들
익어오는 가을을 맞이하며
벅차게 가을 노래 부르는 것을.
9월이 오면 사랑해야지
산과 들과 이웃과 삽살개까지도
모두 모두를 사랑해야지.
설혹 환란에 시달리고 어지러웠어도
함께 노래 부르며 춤을 추며
그 희망을 맞이하기 위하여
달려가야지, 달려가야지.
/김민성의 <내리막길 여행을 떠나며> 중에서 -
http://cafe.daum.net/tjsgml286-하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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