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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망하나

외통 2023. 8. 2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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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망하나

생각날 때 전화할 수 있고, 짜증 날 때 투정 부릴 수 있는. 내게 더없이 넓은 가슴을 빌려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눈이 부시도록 푸른 하늘이 혼자 보기엔 안타까워 같이 보고, 이렇게 퇴근길이 외롭다고 느껴질 때 잠시 만나서 커피라도 한잔할 수 있고, 가슴 한 아름 아득한 미소를 받고 싶은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거울 한번 덜 봐도, 머리 한번 덜 빗어도, 화장하지 않은 맹숭맹숭한 얼굴로 만나도, 전혀 부끄럽지 않고, 미안하지 않고, 오히려 그게 더 친숙해져서, 예쁘게 함박웃음 웃을 수 있고,

서로의 겉모습보다는, 둥그런 마음이 매력 있다면서, 언제 어디서 우연히 길을 가다가, 은행가다가 총총히 바쁜 걸음에 가볍게 어깨를 부딪쳐서, 아! 하고 기분 좋게, 반갑게 설렐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내 열 마디의 종알거림에 묵묵히 끄덕여 주고, 주제넘은 내 간섭을 시간이 흐른 후에 깨우쳐 주는, 넉넉한 가슴을 지닌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가끔은 저녁값이 모자라 빈 주머니를 내보이면서 웃을 줄도 알고, 속상했던 일을 곤드레 술에 취해 세상에 큰소리칠 줄도 알고, 술값도 내게 하는, 가끔은 의외의 면이 있는, 낭만적인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부모님의 수고스러움을 늘 감사하고, 형제들의 사랑을 늘 가슴 깊이 새기며, 자신을 조금은 다스릴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했다.

그리고 거기에 어울리는 자가 나. 였으면 더욱 좋겠다.

/유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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