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문득 내 안에서 또 다른 내가 자꾸 걸릴 적 거릴 때가 있습니다.
아니야, 이건 아니야, 라고 아무리 내가 타일러도 또 다른 나는 막무가내입니다.
어느 날, 나는 오려 내기를 합니다. 나에게서 나를 오려 냅니다.
욕망의 후렴 같은, 푸념 같은 덜그럭거리고, 투덜대는 나를 오려 냅니다. 언제 쌓였는지도 모르는 먼지처럼 소리 없이 쓰인 몇 줄의 죄와 아, 너무 아파 발음조차 할 수 없는 아픔의 나까지.
삐뚤삐뚤 오려 내더라도 오려 낸 나는 아름답습니다. 내 안이 거덜 나더라도 오려 낸 나는 행복합니다.
당신의 삶 속에서도 또 다른 당신을 <오려 내기> 하지 않으실래요? 가끔, 삶이 힘들 때. 당신 안을 들여다보세요. 그리고 또 다른 막무가내 당신을 오려 내 보시길.
거덜 난 당신의 삶이 얼마나 가볍고 얼마나 아름다워지는지 그윽이 느껴 보는 아름다운 아침 되시길 소망합니다.
/시인 박선희 아름다운 편지
-월간 좋은 생각- -http://www.gudosesang.com- 김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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