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고등어 떼를 본 일이 있니?
그것은 환희의 빛깔이야. 짙은 초록의 등을 가진 은빛 물고기 떼, 화살처럼 자유롭게 물속을 오가는 자유의 떼들. 초록의 등을 한 탱탱한 생명체들.
서울에 와서 나는 다시 그들을 만났지. 그들은 소금에 절여져서 시장 좌판에 얹혀 있었어. 배가 갈라지고 오장육부가 뽑혀 나가고. 그들은 생각할 거야. 시장의 좌판에 누워서.
나는 어쩌다 푸른 바다를 떠나서 이렇게 소금에 절여져 있을까 하고. 하지만 석쇠에 구워질 때쯤 그들은 생각할지도 모르지.
나는 왜 한때 그 바닷속을, 대체 뭐하러 그렇게 힘들게 헤엄쳐 다녔을까 하고.
- 한때 넉넉한 바다를 익명으로 떠돌 적에 아직 그것은 등이 푸른 자유였다.-
/공지영-다음카페 - 명대사 명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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