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비처럼
흘러내리는 물방울들이
어깨와 하복부까지 적시고
돌아선 지 오랜 사람과의
대화마저 흐리게 할 때
어둠은 길가에 가로눕기만 한다
어떠한 보람에서
또는 무작정 밤을 마시기 위해서
불빛과 비누 내음새를 향해
모여드는 사람들처럼
집수구에 흡수되어 가는 빗줄기들은
정녕 화합을 자랑하듯
시내와 저수지를 이루고
때로는
지축을 흔드는 낙차에
줄기찬 에너지도 일으켜 세우며
지구의 표층과
인체의 세포마저
8월에 가까운 수액으로
이루어진 것이 사실이라면
물방울은 진정 신비의 존재
오늘따라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액체를 마시며
감성에 젖어 보고 싶은 것은
당신 때문만은 아닌 밤이라서.
/시 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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