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엔 아름다운 굴뚝이 하나 있지.
너를 향한 그리움이 하얀 연기로 피어오르다 노래가 되는
너의 집이기도 한 내 집.
이 하얀 집으로 너는 오늘도 들어오렴…. 친구야!!~~ .
내가 너를 보고 싶어 하는 것처럼 너도 보고 싶니?
내가…. 내가 너를 좋아하는 것처럼 너도 좋아하니.?
나를 알면서도 언제나 다시 묻는 말.
우리가 수없이 주고받는 어리지만 따뜻한 말.
어리석지만 정다운 말.
˝밥 많이 먹고 건강해야 해. 알았지?˝
같은 나이에도 늘 엄마처럼 챙겨주는 너의 말.
˝보고 싶어 혼났는데…. 너 혹시 내 꿈 꾸지 않았니?˝. 하며
조용히 속삭이는 너의 말. 너의 모든 말들이
내게는 늘 아름다운 노래가 되는구나. 친구야!!~~
너는 아프지도 않은데….
˝아프면 어쩌나?˝ 미리 근심하며 눈물 글썽인다.
한동안 소식이 뜸할 뿐인데 ˝나를 잊은 것은 아닌가?˝
미리 근심하며 괴로워한다.
이러한 나를 너는 《바보》라고 부른다.
매일 산 위에 올라 참는 법을 배운다.
몹시 그리운 마음, 궁금한 마음, 즉시 내보이지 않고
절제할 수 있음도 너를 위한 또 다른 사랑의 표현임을
조금씩 배우기 시작한다.
매일 산 위에 올라 바다를 보며 참는 힘을 키운다.
늘 보이지 않게 나를 키워주는 고마운 친구야!!~~
친구야!!~~
이렇게 스산한 날에도 내가 춥지 않은 것은
나를 생각해 주는 네 마음이 불빛처럼
따스하게 가까이 있기 때문이야.
꼼짝을 못하고 누워서 앓을 때도
내가 슬프지 않은 것은
알기만 하면 먼 데서도 금방 달려올 것 같은
너의 그 마음을 내가 읽을 수 있기 때문이야.
약해질 때마다 나를 든든하게 하고….
먼 데서도 가까이 손잡아주는 나의 친구야!!~~.
숨어 있다가도 어디선지 금방 나타날 것만 같은 반딧불 같은 친구야!!~~.
/이해인 – 우정 일기 중에서-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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