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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도둑과 장 박사

외통 2023. 5. 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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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도둑과 장 박사

한국의 슈바이처 장기려 박사의 사택 쪽으로 사람 그림자 하나가 숨어들었다.

마침 병원을 둘러보던 경비원이 보고 도둑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경비원은 오랫동안 골수염으로 고생하던 사람이었는데, 친척에게서 장기려 박사의 사택과 병원 사이 자갈밭에 누워 있으면 돈 없어도 병을 고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시키는 대로 했다.

그 말을 따랐던 그는 아침에 출근하던 장 박사의 눈에 띄어 수술을 받아 완쾌되었는데 퇴원할 때 자신의 행동이 부끄러워 사실을 고백했다.

그러자 장 박사는 오히려 수술 뒤 힘든 일을 하면 안 된다며 병원 경비원 자리까지 마련해준 것이었다.

경비원은 장기려 박사에게 진 마음의 빚도 갚을 겸 자기 손으로 꼭 도둑을 잡고 싶었다.

그는 구두를 벗어 놓고 발걸음 소리를 죽인 채, 서재 창문을 살폈다.

그런데 박사는 이미 도둑을 잡아 놓고 조용한 목소리로 타이르고 있었다.

아마 도둑은 가져온 보자기를 서재 앞에 펴 놓고 책을 싸려고 한 모양이었다.

“젊은이, 그 책 가져가면 고물값밖에 더 받겠소? 그러나 나에겐 아주 소중한 것이라오. 내가 대신 그 책값을 쳐주리다. 무거운 책보다 돈이 더 낫지 않겠소?”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이 돈 가져가시오. 그리고 바르게 살 생각이 있으면 다시 찾아오시오.”

“잊지 않겠습니다. 원장님.”

도둑은 돈을 받아 들고 허둥지둥 달아나 버렸다. 경비원은 사라지는 도둑의 뒷모습만 멍하니 보고 서 있었다.

비록 은혜 갚을 기회는 놓쳤지만, 경비원의 가슴속엔 커다란 감동이 가슴 가득 차오르고 있었다.

/ 월간 좋은 생각 -시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