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에 아름다운 조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조각가가 있었다. 그는 세상에 내놓을 뛰어난 작품을 상상하느라 몇 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낼 정도로 작품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그러던 어느날 조각가에게 큰 불행이 일어났다. 조각품들을 제작하던 도중 그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오른손을 다치게 된 것이다. 그 뒤 그는 더는 오른손을 사용할 수 없었다.
‘위대한 조각가 불의의 사고로 생명의 손을 잃어버리다’, ‘유명 조각가 사고로 예술 인생 마감’
세상은 그가 이제는 조각할 수 없을 것이라고 떠들어댔다. 그는 절망감에 빠져 세상과 단절하고 오로지 술과 더불어 세월을 보냈다.
하지만 어느 날 이미 폐허가 되어버린 자신의 작업실에 들른 그는 녹이 슨 자신의 망치와 끌 속에서 자신의 처지를 느끼게 되었다.
이튿날부터 그는 왼손으로 망치와 끌을 잡았다. 처음 조각을 시작했을 당시 오른손이 그랬던 것처럼 그의 왼손은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그러니 몇 배의 땀을 더 흘려야 했다.
다시 몇 년의 세월이 흘렀다. 신문에는 그 조각가가 과거 작품을 뛰어넘은 작품을 만들어 냈다는 소식과 함께 모든 사람의 재기를 극찬한다는 기사가 실렸다. 그리고 신문 기사 옆에는 그가 어느 조각상 앞에서 환히 웃고 있는 사진이 조그맣게 실렸다.
그는 그 작품에 다음과 같은 이름을 붙였다. ‘그런데도’ / 좋은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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