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수학자인 힐베르트는 1895년 괴팅겐대학교 수학 교수가 되어 그곳에서 일생을 보냈다. 그가 35년 동안 근무한 괴팅겐대학의 수학연구소에는 그의 명성을 듣고 매년 전세계에서 수많은 학생과 방문객들이 몰려올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명성을 얻는 것과는 상관없이 언제나 수학만을 생각하는 학자였다.
한번은 그가 구멍이 난 바지를 입고 다닌 일이 있었다. 어느 날 강의 시간에 학생들은 힐베르트 교수님의 바지에 구멍이 뚫린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그 다음번의 강의에도, 또 그 다음번의 강의에도 항상 같은 구멍이 뚫린 바지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교수님이 바지에 구멍이 뚫린 것을 모르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학생들은 강의 시간에 그걸 말한다는 것은 실례일 것 같아 그것을 알릴 적당한 기회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강의가 끝나고 길을 걸어가던 힐베르트의 곁을 트럭 한 대가 살짝 스치고 지나갔다. 그는 무언가를 생각하며 걷느라 미처 그 트럭을 발견하지 못했다. 혹시 사고가 난 줄 알고 급히 달려온 학생들은 모두 안심했다. 그런데 한 학생은 이때가 바로 그 구멍 난 바지에 대해 말할 기회라고 여겼다.
˝선생님, 바지에 구멍이 났습니다. 그 트럭에 쓰려서 생긴 모양입니다.˝
그러자 힐베르트는 ˝어디? 어디?˝ 하며 놀라서 자신의 바지를 들여다보더니 ˝이 구멍 말이야? 아, 이건 전 학기부터 있었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별것 아니라는 듯이 다시 가던 길을 생각에 잠긴 채 걸어갔다.
그렇게 힐베르트는 수학 연구에 전 생애를 바친 사람답게 수학 이외에는 일절 한눈을 팔지 않았다. / 좋은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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