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어두운 것들은
버리게 하소서.
지금 높은 것들은 그 높음의 살들을,
지금 어두운 것들은 그 어둠의 뼈들을,
지금 울고 있는 것들은 그 울음의 피들을,
이기(利己)의 잠들을,
탐욕의 꿈들을,
그리하여 보이게 하소서.
지금 부는 바람은 봄으로 가는 바람이니,
지금 반짝이는 별은 홀로 하늘을 끌고 가고 있으니,
보이게 하소서.
어둠 속의 빛
차가운 눈이 품고 있는 저 탄생들,
끝내는 흐르게 하소서.
처음과 끝이 하나 되어 흐르게 하소서.
일어서 흐르게 하소서.
/강은교-『벽 속의 편지』 (창작과 비평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