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한때를 뒤돌아보며 안타까워하는 사람은 저 나뭇잎을 보십시오.
저들에게도 꽃보다 찬란하다고 칭송받는 시절이 있었으나 지금은 저렇듯 무료합니다.
자신이 희생되었다고 원통해야 하는 사람은 저 나뭇잎을 보십시오.
나무를 위하여 한시도 쉬지 않았던 저들은 ‘줌’ 자체를 돌아보지 않습니다.
움직이지 않는 상대를 향해 미운 얼굴을 보이는 사람은 저 나뭇잎을 보십시오.
떠나면서 오히려 단풍으로 치장하는 저들이 아닙니까. 이제 저들이 집니다.
그러나 저들은 지는 것으로 생을 마무리하지 않습니다.
마른 몸이나마 흙으로 묻혀들어 한 줌 거름으로 나무 밑에 마저 가길 원합니다.
하지만 당신은 나뭇잎보다 몇 백배, 몇 천배 무겁고도 큰 존재가 아닙니까.
/ 정채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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