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가고 싶다. 큰댁 뒷동산에 있던 용틀임하던 소나무는 죽은 지 오래다. 내가 자라던 집은 흔적조차 없다.
동구 밖 느티나무 아래에서 스무 걸음 떨어진 개울에는 물도 말라버렸다. 거기서 빨래하던 아낙들은 어쩌면 이제는 모두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니게 되었을 듯하다.
그런데 가고 싶다. 그래, 고향에 가면, 고향으로 돌아가면, 나는 비로소 나를 사랑하리라. 나는 나를 토닥거리고 싶다.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다. 피곤한 마음도 상처가 난 몸도 쉬게 하고 아프지 않게 하리라. /정진홍의 《마당에는 때로 은빛 꽃이 핀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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